우리나라에서는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전통적으로 정초기도를 해왔습니다 한 해를 맞으면서 올 한 해도 특별한 사고 없이 잘 지나가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내가 편안해지면 나와 인연있는 중생들이 편안해 집니다. 모두가 편안해지기 위한 기도 입니다.
정초기도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나의 말과 행동, 생각에 부족한 게 있었다면 올 한 해는 그 부족한 것을 보충하겠다고 마음먹는 시간이에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아, 이러이러한 것은 좀 잘못됐구나’라고 하는 게 있다면 올 한 해는 그 점을 개선해야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겠죠. 또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이것은 그래도 비교적 잘한 일이다’라는 게 있다면 작년처럼 올 한 해도 그 점을 계승해서 계속 해나가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정초기도입니다.
정초에 7일간 정성을 기울여서 기도를 하는 것에도 이런 뜻이 들어 있습니다.
정초기도를 하면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부족한 것은 올 한 해에 보완을 해나가자. 잘못한 게 있으면 참회하고 개선을 해나가자. 또 잘한 게 있으면 계승을 해서 올해보다 조금 더 나아지는 한 해를 맞이해 보자’ 이런 원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크든 작든 일상 속에서 변화가 있었을 겁니다. 지금까지 마음의 파도가 격랑을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면서 파도가 좀 잔잔해졌잖아요. 잔잔한 파도에서는 일상을 영위할 수 있어요.
그러니 올해는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듣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당하든 마음의 파도가 덜 일어나도록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먼 미래나 죽은 뒤가 아니라 지금 바로 고요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준비를 하는 것이 정초기도예요. 여러분들이 간절히 이렇게 7일을 기도함으로 해서 ‘올 한 해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도 나는 거기에 적절히 대응을 하리라’ 이런 마음가짐을 다지는 겁니다.
정초기도에는 전통과 수행이 절반씩 섞여 있습니다. 따라서 둘을 합치면 첫째,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 적게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고, 둘째, 수행적 관점에 서서 ‘그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잘 극복해 나가리라’라고 다짐하는 것입니다.